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대구·경북 화섬직물산지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암흑의 터널을 지나는 모습이다.
최소한 섬유소재 완제품 파이널 가공을 수행하고 있는 대구염색산업단지의 126개 입주기업들의 에너지 사용 현황(공업용수/전기/증기)에 따르면 그렇다.
지난해 5월, 가동률 20~30%대의 사상 최악 상황을 맞은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지속한 가운데, 올 1/4의 경우, 전년 대비 10% 전·후까지 감소폭을 줄이며,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산지의 가동률을 견인한 면직물 프린트, 조달시장 관련 기업들과 블라인드를 비롯한 홈인테리어 주력기업들의 경우, 지난해 3/4분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코로나 이전 상황을 상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불, 커튼, 가구원단 등 홈-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으며, 가방지, 신발 등 비의류용 아이템군을 중심으로 산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상당수의 기업들은 여전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정국’을 맞고 있다.
글로벌 마켓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리사이클·특화된 기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정번품·볼륨·가격 일변도의 주력아이템에 의존적 기업일수록 그렇다.
코로나 1년을 지나며,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설비투자 확대와 차별화 아이템군 확대, 신수종 아이템군 대상의 신시장 진출 등에 대비하고 있는 기업과 극과 극의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산지의 완연한 경기회복 흐름에 있어 글로벌밸류체인(GVC) 급변에 따른 수요마켓의 불확실성 지속과 투자 없이 기존 생산 인프라에만 목맬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적잖은 상황으로 안정화 국면 진입을 논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원사가격 폭등과 안정적 조달 난항이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해운 선사 확보 및 물류비 상승 압박, 주52시간 시행에 따른 조업단축과 인력 감원에 따른 납기와 품질문제 지속 등 개별기업의 자구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현안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조기업들 상당수가 고용인력 감축 대응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된 퀄리티 안정화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와 내국인 및 기존 고용자를 가리지 않고 오더 회복에 따른 인원 충원 또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주력생산 아이템을 대상으로 볼륨 바탕의 생산라인 구축과 단축근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 감소가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이 상당부분 회복된 모습이지만, 제조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 요소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수율 또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공장가동률 회복지표만으로 정상화 진입을 언급하기엔 이르다”고 전했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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