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가능 물질 기반 이산화탄소 발생량 저감, 미래 화학산업 경쟁력 기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 이하 생기원) 친환경융합소재연구부문 백자연, 김용진 박사 연구팀이 바이오매스에서 높은 수율로 아디프산을 제조할 수 있는 신 촉매기술을 개발했다.
나일론 6,6, 가소제, 폴리우레탄 등의 산업제품에 사용되는 유기화합물 아디프산(Adipic Acid)은 최근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단량체로도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
아디프산은 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약 300배에 달하는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아산화질소(N2O)를 발생시키는데, 아산화질소 발생량의 약 10%는 아디프산 공정 중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매스에서 아디프산을 얻기 위한 연구가 추진돼 2013년 미국 레노비아사(社)가 바이오매스 유래 물질에서 아디프산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수율이 89% 정도로 낮았다. 또한 백금(Pt), 팔라듐(Pd) 등 가격이 높은 귀금속과 부식을 일으키는 할로겐화수소(HX)를 촉매로 사용해 아디프산에 대한 선택도가 낮고, 분리·정제가 어려워 실용화되지 못했다.
백자연 박사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DCA(2,5 Furandicarboxylic Acid)를 출발물질로 사용해 99%의 수율로 아디프산을 얻는 촉매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FDCA는 미국 에너지부가 미래의 녹색 화학산업을 겨냥해 우선순위 화학물질 12개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으며, PET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페프(PEF, Polyethylene Furandicarboxylate)의 단량체로도 가치가 높은 재생 가능 물질이다.
연구팀은 수소화 반응, 수소화 분해 반응의 2단계 공정으로 고수율의 아디프산을 얻었다.
먼저, 1단계에서는 FDCA에 수소화 반응을 일으켜 아디프산의 중간체 물질을 선택적으로 합성해 냈다.
수소화 반응에는 루테늄(Ru)을 함유한 산화알루미늄을 촉매로 사용했는데, Ru는 레노비아사가 주로 사용한 Pd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온도도 100℃ 낮은 50℃에서 수소화 반응이 가능해 보다 경제적으로 중간체 물질을 합성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이온성액체를 사용, 수소화 분해 반응을 통해 중간체 물질들을 모두 100% 전환, 99%의 수율로 아디프산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이온성액체를 촉매이자 용매로 사용함으로써 그동안 써오던 유기산 용매로 인한 부산물을 줄였을 뿐 아니라, 이온성액체가 수소 생성과 운반을 활성화시켜 수소화 분해 반응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온성액체는 끓는점과 밀도가 높아 반응 후 아디프산과의 분리가 쉽고, 이 때문에 고순도의 아디프산을 고체로 얻는 데 유리해 그동안 낮은 수율과 분리·정제의 어려움으로 막혀 있던 실용화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 ‘켐서스켐(ChemSusChem)’ 5월 20일자 표지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당 논문은 생기원 친환경융합소재연구부문의 백자연 박사, 김용진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Tran Anh Vy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했다.
백자연 박사는 “개발된 신 촉매는 FDCA 외에도 다양한 바이오매스 화합물에 적용할 수 있다”며 “재생가능 물질 기반 단량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미래 화학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실용화 연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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