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패패부산·부산패션위크’ 신발·섬유·패션 전시회, 아쉬움 속 폐막
- 윤영 이

- 11월 10일
- 3분 분량
총괄주관·공동주관 단체, 산업계 역할 강화 위한 ‘선택과 집중’ 요구돼
‘융복합’에 정체성 모호, 산업계 친화형 홍보·전시·상담·판매로 전환해야

‘신발·섬유·패션 산업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 융복합 전시회’를 지향하며, 33회째 개최된 ‘2025 패패부산(PFB:PASSIIO FASHION BUSAN,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이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폐막했다.
부산시가 주최, 부산테크노파크 신발패션진흥단이 총괄주관하고,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부산패션섬유산업사업협동조합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3일간 벡스코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2025 패패부산 행사에서는 ‘2025 부산패션위크’가 동시에 개최된 가운데, 신발‧섬유‧패션 산업을 융합한 전시회로 시너지 효과는 물론, 지역 패션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장이자 산업과 문화가 결합된 축제의 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패패부산’은 ‘감수성의 지혜(Wisdom of Sensitivity)’를 주제로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친환경(ECO) 등 첨단기술과 최신 동향을 키워드로 신발, 섬유, 패션 산업을 아우르는 387개 기업, 388개 부스를 운영했다.
스타일(STYLE)관과 테크(TECH)관을 조성해 제품 전시, 체험 이벤트, 투자 기업활동(IR 쇼) 등으로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다양한 전시 환경 변화를 시도했다.
국내외 250여 명의 바이어가 참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페어’ 진행, 부산시 신발산업 홍보대사 ‘이상민’을 비롯한 패션 인플루언서 초청행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중앙광장에 마련된 참가사 제품 할인 판매전 등이 진행됐다.
또, 2001년 ‘프레타포르테 부산’을 시작으로 한‧아세안패션위크와 대학패션위크를 통합해 새롭게 출범하는 ‘부산패션위크’를 진행해 국내 유망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 및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을 돕는 ‘글로벌 패션 플랫폼’으로 역할 수행을 시도했다.
국내외 2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연합 오프닝 패션쇼를 시작으로 전시 개최 3일간 국내 16개 브랜드 및 인도네시아‧프랑스 등 해외 4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글로벌 브랜드 패션쇼, 부산 지역 9개 대학 패션쇼가 마련됐다.

한편, 행사 개최에 앞서 부산시는 “2025 패패부산과 부산패션위크의 연계 개최를 통해 신발·섬유·패션산업의 최신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글로컬 행사로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지역 기업과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부산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주최, 주관기관을 중심으로 ‘패패부산’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할 특단의 대응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지속가능성’은 ‘희망고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음이 지적됐다.
전시에 참가한 출품기업, 초청 바이어 대상의 인터뷰 결과와 전시 주관기관 단체가 분석한 내용과 천양지차를 나타냈으며, ‘동상이몽’ 자체였다.
총괄주관 기관인 부산테크노파크 신발패션진흥단과 공동 주관 기관인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부산패션섬유산업사업협동조합 간 역할 분담에 있어서 공조·협력이 턱없이 부족함은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사안이지만 변함이 없었다.
사업 추진에 있어서 총괄주관 기관 중심의 편중된 예산 편제 및 집행에 따라 산업계 공동주관 기관의 역할 수행 포지션 대비 쥐꼬리 예산 편성으로 전시·비즈니스 상담 등 행사 전반에 걸쳐 산업계의 요구 및 대응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국제산업용섬유소재전시회(BITE)’ 개최 중단의 원인 또한 이러한 사안의 결과물임을 직시해야 한다.
관행적이며, 보여주기식 행사의 대표적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융복합 전시회’란 수식어다.
‘융복합’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실제는 특성화·차별화에 안주하게 만들며, 진정한 융합의 시너지를 도출해 낼 전문성 부족을 희석해 ‘패패부산’의 정체성 강화는 물론, 지속가능성을 흐리게 만드는 최대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전시에 참가했던 대표적 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창업 및 스타트업 기업, 중소규모 기업들 또한 외면하고 있는 전시회.
전시에 참가한 소수의 신발, 섬유소재 분야 기업들조차 차기 행사부터는 불참 의사를 명확히 했으며, 산업계 내 지원기관들 또한 전시출품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전시 전반에 대한 지속되는 불만 성토에도 ‘대답 없는 메아리’는 여전히 보폭을 확대하고 있었다.
전시에 참관한 관련 업계 관계자 및 바이어들은 “전시 출품기업 유치 및 구성에 특화존을 구성한 이유를 모르겠다. 나열식 출품기업 부스 구성과 혼재된 부스 메우기 수준, 바이어 맞이 준비 없는 단순 홍보부스, 공동 및 부대행사 부스 등으로 패패부산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바이어 초청 수주상담회 및 전시 참가기업 공동판매 팝업전 등 연계 행사가 진행됐지만, 초청 바이어 250여 명은 투명 인간이 상당수였고, 홍보 부족과 진성바이어 초청 미흡으로 당초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주관기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미사여구로 성과를 과대 포장할 게 아니라 현실 직시 기반의 냉철한 분석 및 평가와 보다 구체적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전시 출품기업과 유치 바이어 간 미스매치로 비즈니스 상담 환경 조성 자체가 어려웠다”, “단순 관람객으로 참관했지만, 유치 바이어로 등록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바이어 유치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출품기업 중심의 맞춤형 바이어 유치 및 바이어 유치 에이전트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도 있었다.
전시장을 찾은 섬유산업계 전문가는 “당면한 위기의 섬유산업 생태계를 고려하더라도 ‘패패부산’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으로 산업계가 주인의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전시 참가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 마련이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는 패패부산의 정체성 재확립을 통해 산업계의 동반성장을 지원하는 든든한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선 행사를 관장하는 주관기관의 전향적 산업계 친화형 기획, 예산 편성 및 공조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션쇼 런웨이’ 무대의 화려함과 ‘융복합 축제의 장’ 수식어에 가려진 ‘패패부산’.
33년간 축적한 암묵지 경험 데이터의 면밀하고도 전략적인 분석·대응 로드맵 마련으로 새롭게 비상하는 ‘34회 2026패패부산’을 기대한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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