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글라데시 CEPA 타결, ‘세계 2위 의류 공장’ 방글라데시산 의류 무관세 상륙
- 2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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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글라데시 CEPA 타결, ‘세계 2위 의류 공장’ 방글라데시산 의류 무관세 상륙
의류·신발 전 품목 ‘발효 즉시 무관세’, 순면사 등 일부 원사·원단 양허 제외 방어
국내 원단·편직물·염색가공 등 스트림(Stream) 전반 제조 생태계 허리 무너질 수도

대한민국과 방글라데시가 인도에 이어 서남아시아 지역 두 번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
세계 8위의 인구(약 1억 7천만 명)와 연 6%대 성장세를 자랑하는 서남아 거대 시장의 문이 열렸지만, 국내 섬유 및 의류 제조 업계에는 거센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번 CEPA 협정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섬유·의류 분야의 경우, 주요 양허 및 합의 내용에 따라 국내 연관 산업의 우려 사항이 적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양국은 섬유·의류 및 관련 산업에서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양허 및 원산지 기준에 합의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의류 수출국으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핵심 생산 거점이자 압도적인 저임금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정으로 무관세 장벽까지 사라지면서 국내 업계가 직면할 우려 사항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국내 중저가 의류·봉제 제조기업의 생존 위기 직면이다.
방글라데시의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생산된 의류 완제품이 100% 무관세로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경우, 이미 최저임금 상승과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소상공인 형태의 봉제·의류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위험이 크다.
섬유산업 생태계의 중간재(원사·직물·염색) 연쇄 타격도 우려된다.
의류 완제품 수입이 급증하면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완제품 사급(OEM/ODM)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다.
비록 순면사 등 일부 민감 원사는 양허제외로 보호했지만, 국내 원단·편직물·염색가공 등 스트림(Stream) 전반의 내수 주문량이 급감해 국내 섬유 제조업 생태계의 허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산지 우려 및 우회 수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협정을 통해 유연해진 원산지 기준을 악용해 제3국(예: 중국 등)에서 생산된 저가 원단이나 중간재가 방글라데시를 거쳐 단순 가공·봉제된 후 ‘방글라데시산’으로 포장돼 한국에 무관세로 우회 입성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현지 진출 한국계 기업과 방글라데시 본토 기업 간의 경쟁 격화도 전망된다.
이미 방글라데시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봉제·의류 기업들은 대한국 수출 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기술력을 바짝 추격해 온 방글라데시 현지 대형 의류 제조사들과 한국 시장 납품권을 두고 더욱 치열한 제살깎기식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한편, 2025년 한-방글라데시 교역품목 현황(MTI 3단위 기준/ 출처:한국무역협회)에서 섬유·의류·신발·가방 분야만 따로 살펴보면 수출과 수입의 구조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수출 측면에서는 한국이 방글라데시에 섬유 소재 및 관련 기계류를 공급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기타직물이 5,300만 달러(비중 3.0%)로 섬유 관련 품목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염료 및 안료가 4,400만 달러(2.5%)로 뒤를 이었다.
이는 방글라데시의 봉제·염색 공정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한국이 공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외에 인조장섬유직물이 2,800만 달러(1.6%), 편직물이 2,700만 달러(1.5%), 섬유 및 화학기계가 2,600만 달러(1.5%)를 기록해, 섬유 관련 품목 다수가 한국의 대(對)방글라데시 10대 수출품목 안에 포함됐다.
수입 측면에서는 의류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수입액 6억 1,300만 달러 가운데 의류가 5억 4,700만 달러로 89.2%에 달해, 사실상 한국의 대방글라데시 수입은 의류 한 품목에 절대적으로 집중된 구조다.
이어 신발이 2,100만 달러(3.4%), 가방이 600만 달러(1.0%)로 그 뒤를 이었고, 기타 섬유제품(400만 달러, 0.7%)과 기타 직물(200만 달러, 0.3%), 천연섬유(200만 달러, 0.3%) 등도 수입품목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요약하면, 한국은 방글라데시에 직물·염료·섬유기계 등 원부자재와 생산설비를 수출하고, 방글라데시는 이를 활용해 완성된 의류·신발·가방 등을 한국으로 역수출하는 상호보완적 분업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산업계는 이번 한-방글라데시 CEPA는 거대 서남아 시장 진출과 원자재·기계류 수출 확대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 의류 완제품 및 중간재 제조 뿌리산업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구경북 화섬직물 산지 기관·단체는 ‘한-방글라데시 CEPA 타결’에 대해 심각성을 산업계와 의견을 공유하는 한편, 대정부 건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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