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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섬유패션 국내생산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 세미나’ 개최

19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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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섬유패션 국내생산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 세미나’ 개최

전국 5개 봉제 협의체·수요기업 참가, 국내생산의 답은 반응속도·프리미엄·데이터

시제 신인준 대표 특강 ‘제조지식 자산화’, 숙련공 머릿속 노하우를 기업의 자산으로

11월 AI 매칭 플랫폼 오픈 앞두고 제조 DB 검증, 내년 ‘K-제조 전문 검증단’으로 역할 확대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회장 임석원, 이하 협회)는 10월 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섬유패션 수요-제조간 AI활용 디지털 공급망 구축사업(산업통상부, 섬기력)’의 일환으로 ‘섬유패션 국내생산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경기·부산·전북·대구 5개 봉제 집적지의 협의체 위원과 더네이쳐홀딩스·이랜드월드·비와이엔블랙야크 등 수요기업 소싱 책임자, 업계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각 지역 봉제공장을 회원사로 둔 협회·연합회·협동조합과 지자체 봉제지원센터, 생산·바이어 전문가로 구성돼 사실상 전국 봉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채널이다.

     

이번 세미나는 위원장단이 ‘수요자를 직접 만나고 싶다"’ 요청한 것을 협회가 적극 반영해 마련했다.

     

오더를 주는 쪽과 받는 쪽이 한 테이블에 앉아 국내생산의 현실을 가감 없이 터놓고, 해법을 함께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 로봇보다 먼저 할 일은 제조지식의 자산화, 시제 신인준 대표 특강

     

첫 순서로 주식회사 시제 신인준 대표가 '제조지식 자산화를 통한 의류 공급망 통합'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인도네시아·베트남 28개 글로벌 봉제공장에서 5년간 공정분석센터장을 지낸 신 대표는 “옷의 핏이 1~2cm만 달라져도 만족도가 크게 갈리는 봉제 산업에서 로봇 자동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최소 10년이 필요하다”며, “그 사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제조지식 자산화”라고 강조했다.

     

제조지식 자산화는 숙련공의 생산 노하우, 라인 반장의 운영 방식, 공장장의 판단처럼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던 지식을 데이터로 기록해 회사의 자산으로 남기는 작업이다.

     

신 대표는 “지식은 사람이 나가면 자리에 남지 않는다. 고령화된 봉제 산업일수록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봉제공장의 현실에 맞춘 해법이 눈길을 끌었다.

     

한 사람이 한두 공정만 반복하는 해외 대형 공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숙련공 한두 명이 옷 한 벌을 통째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시제는 이를 위해 태블릿 카메라로 작업자의 손동작을 인식해 공정별 표준시간과 효율을 측정하는 다품종 소량형 버전을 따로 개발했다.

     

또 소량 오더에서 공임이 제대로 산정되지 못하는 이유를 ‘학습 곡선’으로 설명하며, 수량에 따른 합리적 원가를 계산하는 산식을 업계가 함께 쓸 수 있도록 공개했다고 밝혔다.

     

실제 성과도 제시했다.

     

서울 가산동의 한 봉제공장은 시스템 도입 후 생산성이 30% 이상 높아졌다.

     

신 대표는 “로봇을 들여오기 전에 이 작업부터 해 두면 어떤 첨단 설비가 와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며, “이번 기회에 국내 의류 제조 산업을 다시 일으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영세한 봉제기업에게 도입 비용이 부담”이라는 질문이 나왔다.

     

신 대표는 “정부 스마트공장 R&D 등으로 비용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진짜 문제는 데이터가 자산이 될 때까지 5~6개월을 버티는 의지”라며, “협회와 협의체가 현장이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받쳐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오더를 주는 쪽이 말한 국내생산의 현실, 답은 반응속도와 프리미엄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포이닉스(제너럴아이디어) 류인식 이사, ㈜더네이쳐홀딩스 김성진 부장, 전 ㈜이랜드월드 김영수 부장, 엠플러스에프엔씨㈜ 이진용 대표, ㈜비와이엔블랙야크 임성훈 팀장, 제이와이컴퍼니 최정윤 대표 등 6명이 참여해 ‘국내외 생산 현황과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패션 브랜드부터 아웃도어, 군납, 프로모션까지 오더를 내리는 쪽의 시각이 한자리에 모인 보기 드문 자리였다.

     

패널들은 원가만으로는 국내가 해외를 이기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았다.

     

류인식 이사는 “국내 생산 원가가 해외의 2배 이상”이라고 했고, 제조기업을 해외로 옮기는 일을 해왔다고 솔직히 밝힌 김성진 부장은 “예전엔 300장 내외 물량은 국내에서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베트남으로 간다”고 전했다.

     

해법도 함께 나왔다.

     

첫째는 반응생산이다.

     

김성진 부장은 “전체 물량의 40% 이상을 반응생산 몫으로 남겨 뒀었다”며, “국내와 브랜드가 만날 접점은 반응속도”라고 말했다.

     

김영수 부장은 이랜드 재직 시절 푸마의 반팔 티셔츠를 12개 컬러로 300장씩 국내에서 반응생산해 브랜드를 키운 경험을 소개하며, “소싱 책임자 시절 국내생산 20%는 무조건 지켰다. 원가가 올라가더라도 반응을 맞추면 재고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프리미엄 전략이다.

     

류인식 이사는 미국산 라인을 고가에 판매하는 뉴발란스의 사례를 들며, “성수동 매장 매출의 70~80%가 외국인 관광객일 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가 통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로 나가는 국내 브랜드가 오더의 5~10%를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하고 그만큼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장의 구조적 과제도 짚었다.

     

임성훈 팀장은 “다운 아우터 초도 2만 장이 3개월 만에 20만 장 리오더로 늘어, 해외 공장 15개 라인에서 매주 1만 장씩 입고하고 있다”며, “해외 공장은 공정의 절반가량이 자동화돼 있다. 국내와 해외의 가장 큰 격차는 설비”라고 말했다.

     

김영수 부장은 “아직도 공정 현황을 전화로 물어야 하는 것은 AI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공장별 특화와 생산 정보의 투명한 공유를 당부했다.

     

군납 분야를 대표한 이진용 대표는 산업의 안보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전시에도 끝까지 전투복을 만들어 공급해야 하는 것이 국내 봉제의 책무”라며, “숙련 인력이 사라지는 지금, AI·DX를 넘어 로봇까지 내다보는 도약이 필요하고, 봉제 생태계만큼은 나라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 국내생산으로 ODM을 운영하는 최정윤 대표는 정반대의 현실을 전했다.

     

그는 “공장은 일감이 없다고 하지만, 오더를 들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해 줄 공장을 찾기가 어렵다”며, “시즌을 거듭해 꾸준히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와 제조가 서로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칭’이 곧 섬기력사업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임을 현장에서 다시 확인한 장면이다.

     

패널토론을 진행한 협회 김경화 실장은 “수요와 공급 어느 한쪽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라며, “협회가 컨트롤타워로서 서로를 찾아 잇고, 품질에 대한 불안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을 마친 뒤 협회 채수훈 상근부회장은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AI뿐 아니라 설비처럼 작은 단추 하나하나를 풀어야 큰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이 자리에 함께 있는 한 우리 산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산업 현장에 들어올 휴머노이드 로봇의 5%라도 우리 산업에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지역 봉제 현장의 목소리, 일감과 공장 사이 연결 고리 없어

     

2부 위원 간담회에서는 협의체 위원들이 지역 봉제 현장의 상황과 내년도 협의체 역할에 대한 제안을 쏟아냈다.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일감과 공장을 이어 줄 고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 사무국장이자 성북구 패션봉제지원센터 정동택 센터장은 “협회 안에 봉제공장 9곳 등 11개사가 참여하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상생을 모색하고 있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일감”이라며, “오늘 수요기업 이야기를 들어보니 양쪽을 이어 줄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 비전실업 최희선 대표는 “중간 단계를 줄여 수요기업과 공장이 직접 만나면 단가 문제도 일부 풀린다. 그 다리 역할을 협회가 맡아 주길 바란다”며, “20인 미만은 소량, 20인 이상은 대량처럼 공장 규모에 맞춘 매칭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요 측 위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대구 브랜디드인더스트리 양일수 부사장은 “작년까지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했지만 올해부터 해외로 옮기고 있다”며, “랫폼의 정보가 정확하다는 믿음이 있고, 초기에 국내생산의 장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지원이 있다면 수요기업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에스앤피 백인권 대표는 자체 디자이너를 두고 하루 만에 디자인, 2~3일 만에 샘플을 내놓아 대형 오더를 따낸 사례를 들며, “단가가 아닌 속도와 기획력이 국내 제조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인력과 환경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금천패션제조지원센터 황정인 센터장은 “100~200장 오더로 대형 공장이 품질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신진 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작업 환경 개선과 외국인 인력의 공동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신패션제조지원센터 신재역 센터장은 설비 투자와 기계 자동화 지원을, 관악구소공인의류봉제협업센터 강유진 센터장은 국내생산에 대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광진패션봉제연합회 한효원 회장은 “관내 사장님들에게 AI 이야기를 하면 '로봇이 와서 박음질을 하냐'고 물었는데, 오늘 특강을 듣고 봉제에 AI가 어떻게 쓰이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공장 대표들이 함께하는 AI 설명회를 요청했다.

     

서울강북패션협회 이정화 본부장은 “작년 20개사, 올해 12개사가 스마트공방 사업을 마쳐 설비와 숙련 인력을 갖췄다. 일감만 있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며, “오늘 작은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11월 AI 매칭 플랫폼 임시오픈해 협의체 지역별 제조DB 검증 시범, 내년 'K-제조 전문 검증단'으로

     

협회는 이날 섬기력사업의 핵심 성과물인 ‘섬유패션 AI 매칭 플랫폼’을 11월 중 임시 오픈해 구축된 플랫폼은 전국 봉제 제조기업 1,300여 곳의 데이터베이스가 담기며, 비전 장비를 설치한 제조기업의 실시간 생산 모니터링 화면도 함께 제공된다.

     

수요기업이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AI가 적합한 공장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올해 구축된 플랫폼의 제조DB 검증을 협의체 위원들이 직접 검증하고 공장 사진·동영상과 생산 품목 등 빠진 정보를 보완해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위원들은 “AI가 추천한 공장이 실제로 그 오더를 소화할 수 있는지 현장을 아는 사람이 확인해 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협회는 이를 받아들여 협의체를 ‘K-제조 전문 검증단’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2027년도 사업 기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자문기구에 머물던 협의체가 수요와 제조를 직접 잇는 실행 조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셈이다.

     

협의체 위원장인 ㈜바인드 이진성 고문은 마무리 발언에서 “어떤 생산기업도 영업 없이는 오더가 생기지 않는다. 협의체의 본질은 우리 봉제 현장의 역량을 수요처에 알리고 연결하는 영업의 기능”이라며, “역량을 갖춘 국내 제조기업에 제대로 된 오더가 내려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오늘 세미나는 국내생산이 어렵다는 현실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응생산·프리미엄·데이터라는 구체적인 해법을 수요와 제조가 함께 찾은 자리”였다며, “현장에서 나온 제안을 플랫폼과 내년도 사업에 충실히 담아, 국내 봉제 생태계가 다시 돌아가는 데 섬기력사업이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섬유패션 수요-제조간 AI활용 디지털 공급망 구축사업’은 산업통상부가 지원하고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가 주관하며, KOTITI시험연구원·㈜디자이노블·㈜디쓰리디(D3D)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요기업과 제조기업 간 AI 기반 디지털 공급망을 구축해 국내 섬유패션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국내생산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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