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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99.9%' 광고 이제 못 쓴다 — 섬유패션업계, 살생물제 규제 본격화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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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99.9%' 광고 이제 못 쓴다 — 섬유패션업계, 살생물제 규제 본격화

기후에너지환경부, '섬유제품 살생물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공동 제정

원사·원단부터 온라인 판매까지 공급망 전 단계 의무화, 관련 생태계 급변

     

    

     

     

'항균 원사', '세균 99.9% 제거', '황색포도상구균 억제' — 섬유·패션업계에서 흔히 쓰이던 이 광고 문구들이 이제 법적 제재 대상이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한국소비자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주요 섬유기업 및 시험기관과 공동으로 '섬유제품 살생물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2025년 12월 31일자로 제정·공표했다.

     

2019년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학제품안전법)」 시행 이후 산업계에 쌓여온 제도적 혼란과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섬유제품 공급망에 속한 원사·원단 제조사부터 완제품 수입사,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사업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만든 규제 — 섬유업계까지 전방위 확산

     

이 가이드라인의 출발점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다.

     

PHMG, PGH, CMIT/MIT 등 살생물물질이 검증 없이 생활용품에 적용되어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 사건은 「화학제품안전법」 제정(2019년)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후 살균제·살충제·보존제 등 살생물제품에 대한 사전 승인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돼왔으나, 피부와 장시간 접촉하는 섬유제품 분야에서는 법 적용 범위와 광고 표현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산업계 호소가 지속됐다.

     

가이드라인은 이 공백을 메우는 실무 지침서다.

     

핵심은 '살생물제품'과 '살생물처리제품'의 구분이다.

     

     

     

  

   

    

▶모기/진드기 기피 효과가 있는 야외복, 캠핑용 침낭 등(살생물 제품)

     

     

     

     

     

살생물 기능이 제품의 주된 목적인 경우(예: 모기 기피 기능이 주기능인 캠핑 의류, 진드기 제거 매트리스 커버)는 살생물제품으로 분류되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품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반면, 섬유 자체의 보존이나 품질 유지를 위해 항균 처리를 한 의류·침구류·필터는 살생물처리제품에 해당하며,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이 경계를 모른 채 살생물처리제품을 살생물제품처럼 광고해 왔다는 점이다.

     

'항균 원사', '99.9% 제거' — 지금 당장 광고 문구 점검해야

     

가이드라인이 가장 직접적으로 섬유패션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광고·표시 규제다.

     

살생물처리제품으로 분류되는 일반 항균 의류·침구류가 아래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면, 살생물제품 승인 없이 살생물 효과를 주장한 것으로 간주 돼 법적제재를 받는다.

     

금지 문구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중의 건강 보호를 주장하는 표현이다.

     

'폐렴구균 억제', '황색포도상구균 제거', '인체 안전' 등 사람의 건강과 직접 연결되는 문구가 여기 해당한다.

     

둘째, 살생물 기능이 제품의 주기능인 것처럼 강조하는 표현이다.

     

제품명 자체에 '항균'을 사용하는 '항균 원사', '항균 원단', 'Antibacterial 원단'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 '99.9% 항균', '항균 기능 99.95%' 등 구체적인 수치로 효능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적합한 대안은 주어를 바꾸는 것이다.

     

'유해 세균 억제'는 '원사 소재의 미생물 번식 억제를 위한 항균 처리'로, '항균 원사'는 '항균 처리된 원사'로, '항균 기능 99.95%'는 '보관·사용 중 원사의 품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항균 처리'로 바꿔야 한다.

     

효능의 주체를 사람이 아닌 제품 자체로 국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광고 제한은 온라인 채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통신판매업자와 쿠팡·네이버 같은 통신판매중개업자(플랫폼)는 제조사가 사용하지 않은 살생물 효과 문구를 임의로 상세 페이지에 추가하거나 강조할 경우, 독자적인 법적 책임을 진다.

     

사용 후기 댓글에 '살균 효과 있다'고 답변하는 행위도 광고로 간주된다.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위반 판매자 제품을 발견 즉시 삭제하지 않으면 연대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원사에서 완제품까지 — 공급망 전 단계 의무 부여

     

이번 가이드라인의 특징은 공급망 전 단계에 걸쳐 의무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섬유제품의 항균 처리는 방사 단계(원사 제조 시 살생물물질을 폴리머 칩에 혼합), 원단 단계(염색·가공 시 항균제 코팅), 완제품 단계(후처리)에서 각각 이루어질 수 있는데, 어느 단계에서 처리가 이루어졌든 각 단계의 사업자가 사용 물질의 승인 여부를 확인하고 정보를 하위 공급망에 전달해야 한다.

     

원사·원단 제조·수입업자는 사용된 살생물물질의 명칭·CAS 번호·승인번호와 처리 목적을 기재한 '살생물제 정보제공서'를 자체 양식으로 마련해 납품처에 제공해야 한다.

     

완제품 제조·수입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살생물제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표시·광고 문구가 승인 범위 내에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공급처 변경이나 성분 조정 시에는 즉시 재검토가 필요하며, 관련 기록은 10년간 보존해야 한다.

     

구매자(소비자나 유통사)가 살생물제품 정보를 청구할 경우, 45일 이내에 '정보청구결과통지서'를 발급해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또한 법령은 해외에서 미국 EPA나 EU BPR 승인을 받은 물질이라도 국내에서는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른 별도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외 소싱 비중이 높은 패션기업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2027년이 핵심 데드라인 — 섬유·가죽류용 보존제 유예기간 종료

     

섬유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일정은 2027년이다.

     

섬유제품 항균 처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섬유·가죽류용 보존제' 유형의 기존살생물물질 승인유예기간이 2027년 12월 31일 종료된다.

     

이 시점 이후에는 승인된 물질만 해당 유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어 살생물제품 승인유예기간은 2029년 12월 31일 종료되며(단, 2028년 12월 31일 이전 제품 승인 신청 시 2030년까지 연장 가능), 살생물처리제품의 안전·표시기준 적용은 2031년 12월 31일부터 의무화된다.

     

2026년에도 중요한 일정이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살균제·살조제·살서제·살충제·기피제 살생물제품은 승인된 제품만 제조·수입해야 하며, 7월 1일부터는 판매·유통도 승인 제품만 가능해진다.

     

단순히 항균 처리가 된 필터나 섬유제품이라도 살균제·살충제 기능을 표시·광고하면 미승인 살생물제품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은 즉시 주의가 필요하다.

     

위반 시 최대 7년 징역 또는 7천만 원 벌금

     

처벌 수위도 만만치 않다.

     

살생물제품 미승인 제조·수입자에게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사람이 사상에 이를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된다.

     

표시·광고 위반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살생물처리제품의 안전·표시기준 위반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기록 보존 의무 위반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별도로 적용된다.

     

판매·유통자와 온라인 플랫폼에게도 회수명령, 판매금지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업계 대응 체크리스트

     

가이드라인은 기업이 자체 점검할 수 있도록 단계별 이행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자사 제품에 사용된 항균·보존 처리 물질의 명칭과 CAS 번호를 확인하고, 화학제품관리시스템(CHEMP, chemp.me.go.kr) 또는 화학제품안전포털(초록누리, ecolife.mcee.go.kr)에서 국내 승인 또는 유예 여부를 조회해야 한다.

     

다음으로 현재 사용 중인 광고·마케팅 문구 전체를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살생물제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을 즉시 수정해야 한다.

     

공급망 상·하위 업체와의 정보 전달 체계도 점검이 필요하다.

     

2027년 유예기간 종료 이전에 대체 물질 확보나 승인 신청 절차를 준비하는 것도 권장된다.

     

가이드라인 전문은 화학제품안전포털(초록누리)과 기후에너지환경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법령 개정에 따라 내용이 지속 보완될 예정이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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